ADHD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혼란이 되는 경우는, ADHD가 다른 질환과 함께 오는 경우입니다. ADHD 아동의 50~60%는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질환을 동반하며, 세 가지 이상의 질환을 함께 가진 경우도 10% 이상을 차지합니다. 동반되는 장애로는 파탄행동장애, 불안 및 우울장애, 학습 장애, 언어 장애 등이 있습니다. ADHD에 가장 흔한 병존 상황인 파탄행동장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파탄적 행동장애는 분노발작, 과하게 논쟁하는 성격, 도벽, 권위에 대한 반항, 다른 친구들을 공격하기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파탄적 행동장애의 전형적인 행동은 ADHD와 유사해서, 특히 과잉 행동과 충동성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ADHD와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 장애는 각각 독립적으로 생길 수 있는 다른 형태의 질환들입니다. 적대적 반항장애와 품행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과 극심한 갈등을 일으키므로 ADHD만 있는 경우에 비하여 훨씬 더 어려운 삶을 살아야 할 수 있습니다. 빠른 진단 및 치료로 이런 행동들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1. 적대적 반항장애
ADHD를 앓고 있는 아동에게서는 적대적 반항 행동이 때때로 나타납니다.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 IV'에서는 '적대적 반항장애'를 권위적인 인물(교사, 경찰관 등)에 반항하고, 불순종하는 적대적인 행동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로 정의합니다. 적대적 반항장애를 가진 아동들은 규칙을 지키는 것을 거부하며, 쉽게 이성을 잃고 흥분하고, 종종 어른들과 논쟁을 벌이며, 고의로 남을 괴롭히거나 자신의 잘못에 대해 남 탓을 하기도 하고, 화를 내거나 분노하고, 원한에 차서 보복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사회적 갈등에 자주 처하게 되고, 학교에서는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이런 증상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품행장애 진단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 품행장애
적대적 반항장애보다 훨씬 더 악화된 극단적인 질환입니다.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IV'에서는 '품행장애'를 타인의 기본 권리와 입장을 침해하고, 주요 사회적인 규범을 지속적, 반본적으로 위반하는 행동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품행장애를 앓는 환자들은 타인에 대해 심각한 공격성을 보이며, 고의로 남의 재산을 훔치거나 파괴하고, 동물을 잔인하게 괴롭히기도 하며, 학교를 결석하고, 가출하기도 하며, 사회의 중요한 규범들을 지키지 않습니다. 품행장애를 가진 많은 아동들은, 특히 어린 시절에 적대적 반항장애로 진단된 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품행장애와 적대적 반항장애의 증상이 한 묶음처럼 나타난다면, 이런 아동들은 비행청소년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아동들은 정학을 맞을 가능성도 크고, 경찰과의 접촉도 더 높아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품행장애를 보이는 아동들은 ADHD 단독이나 적대적 반항장애를 병존하는 아이들보다, 성인이 되어 불법 행동과 비행, 약물 남용 등으로 어려운 삶을 살아가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3. 적대적 반항장애와 품행장애: 무엇을 찾아보아야 하는가?
ADHD와 병존하는 파탄행동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ADHD를 단독으로 가진 아동들과 과거 병력, 지능, 신경학적인 발달의 관점에서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ADHD만 있는 아동들과 품행장애 또는 적대적 반항장애를 함께 가진 아동들은 차이가 있습니다. 적대적 반항장애가 병존하면 반항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을 보이며, 품행장애가 함께 나타나면, 잔인하고 공격적이며 비행을 저지르는 행동이 나타납니다. 다음 지침들을 통해 식별할 수 있습니다.
- 친척 중에 ADHD/적대적 반항장애, ADHD/품행장애, 불안장애 혹은 우울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아동에게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가족 중에 누구라도 불안장애, 우울장애, 학습 장애를 겪는다면 아동에게 품행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 가족 내의 스트레스, 갈등: 부모의 별거, 이혼, 약물 남용, 부모의 범죄, 가족 내의 심각한 갈등은 ADHD와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아이들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 학교나 집에서 행동 요법에 반응이 없거나 반응이 좋지 못한 경우: 아동이 지시를 무시하고 타임 아웃 절차를 위반하거나, 행동 치료에 협조하지 않고, 공격적인 행동이 줄어들지 않고 지속될 때는 적대적 반항장애와 품행장애의 병존 여부에 대한 진단과 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4. 치료
집과 학교에서 수행되는 '행동 치료'가 ADHD와 파탄적 행동장애를 가진 아동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아동이 자신의 분노 신호를 더욱 쉽게 자각하도록 하고, 분노에 대한 다양한 대처 행동에 시동을 거는 신호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자기 통제가 성공한 아동에게는 긍정적인 재강화를 제공합니다. "잘했어, 신호를 잘 감지했고, 대처 전략을 잘 사용했구나!"와 같은 칭찬이 그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동이 선생님과 부모님과 함께 타협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예측하여 회피하는 등의 방법으로 적대적 반항장애와 품행장애 유형의 행동을 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압박이 더 큰 상황들을 성공적으로 처리하는 등의 고난이도 기술은 심리치료사와 소아과 의사, 정신건강 전문가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만약 아동이 속한 학급에서 행동 요법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좀 더 강화된 관리를 필요로 하는 특별학급에 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능한 한 정규 학급에서 아동을 교육하고 정기적으로 학급 배치의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학교의 중요한 책임입니다.
ADHD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중추신경자극제가, 병존하는 적대적 반항장애나 품행장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추신경자극제는 언어적, 육체적 공격성을 줄이고, 도벽이나 파괴행위, 부정적인 친구관계 등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ADHD와 파탄행동장애를 가진 아동들에게 중추신경자극제가 가장 먼저 추천되고 있습니다. 약물치료가 빠를수록 치료의 결과는 좋아집니다. 환자들이 반항적인 자아에 적응하기 전, 즉 초등학교나 그보다 더 이른 나이에 치료한다면 아동들의 부정적인 자아 정체성 형성을 예방할 확률은 더 높아집니다. 두 가지 이상의 중추신경자극제로 치료받고 있는데도, 큰 변화가 없거나 더 악화된다면 소아과 의사는 아동의 상태를 다시 평가하고, 다른 약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호전의 정도에 따라 두 가지의 중추신경자극제를 함께 처방하기도 합니다.